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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유법(有物有法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다)

by oesam 2023. 12. 27.

유물유법(有物有法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다)은 시경에 나오는 유교 용어이지만 유교 철학이면서 불교 철학이다. 주역에서 말하길 형이상(形而上)의 것을 도(道)라 하고 형이하(形而下)의 것을 기(器)라 한다. 유물유법(有物有法)에서 물(物)은 기(器)에 해당하고 법(法)은 도(道)에 해당한다. 유교 성리학 이기론(理氣論)으로 보면 물(物)은 기(氣)에 해당하고 법(法)은 이(理)에 해당한다. 이(理)와 기(氣)는 서로 분리될 수 없고 서로 섞일 수도 없고 상호 공존한다. 불교의 법안(法眼)은 사물의 진실한 모습뿐만 아니라 사물을 관통하는 법칙(이치, 도리)을 알아보는 눈이다. 지금은 악(惡)하지만 언젠가 좋은 인연을 만나서 눈을 뜨게 되면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법안이다. 지금은 어리석지만 어떤 기회에 불연(佛緣)을 만나면 지혜의 눈이 열려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법안이다. 선과 악의 차이는 물과 얼음의 차이와 같다. 물와 얼음의 본질은 같다. 완전무결해 부처님에 가까운 사람이 물이고 악하고 못 돼서 지옥에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이 얼음이라면 사람의 본질도 같다. 부처님에 가까운 사람이나 지옥에 떨어질 것 같은 사람이나 다 같이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는 눈이 법안이다. 불교의 불성(佛性)은 유교의 인의예지(仁義禮智)와 비슷한 것이다.

惻隱之心 人皆有之
羞惡之心 人皆有之
恭敬之心 人皆有之
是非之心 人皆有之
惻隱之心 仁也
羞惡之心 義也
恭敬之心 禮也
是非之心 智也
仁義禮智 非由外鑠我也
我固有之也 弗思耳矣
詩曰 
天生蒸民 
有物有則
民之秉彛 
好是懿德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
故 有物 必有則 民之秉彛也 故好是懿德

[鑠 녹일 삭, 蒸 찔 증, 많을 증, 秉 잡을 병, 彛 떳떳할 이, 則 법칙 칙, 懿 아름다울 의, 耳나 耳矣 : ~뿐이다. 결정, 강조를 나타냄, 也 : 완료, 결정, 판단을 나타냄, 乎 : 의문, 추측, 감탄을 나타냄, 之 : 그것을, ~은는이가, ~을를, ~의, ~하는, 가다, 則 : 법칙, ~이면, 爲 : ~하다, ~되다, ~만들다, ~위하여, 是 : 이, 예, ~이다, 不是 : 아니오, ~아니다. 而 : 문을 접속함, ~하고(그리고), ~나(그러나), ~면서, 矣 : 완료, 결정, 판단을 나타냄]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사람이(人) 모두(皆) 그것을 가졌고(有之)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사람이(人) 모두(皆) 그것을 가졌고(有之) 공경지심(恭敬之心)은 사람이(人) 모두(皆) 그것을 가졌고(有之)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사람이(人) 모두(皆) 그것을 가졌다(有之). 측은지심(惻隱之心)은 인이고(仁也) 수오지심(羞惡之心)은 의이고(義也) 공경지심(恭敬之心)은 예이고(禮也)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지이다(智也).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외부로부터(由外) 나에게(我) 녹아들어온 것이(鑠) 아니라(非) 내가(我) 본래(固) 그것을 가졌는데(有之也)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할(弗思) 뿐이다(耳矣).
시경에서(詩) 말하길(曰) 하늘이(天) 많은 백성을(蒸民) 내었고(生) 사물이(物) 있으면(有) 법칙(則)이 있다(有). 백성이(民之) 떳떳함을(彛) 잡아(秉) 이(是) 아름다운 덕을(懿德) 좋아한다(好).
공자가(孔子) 말하길(曰) 이(是) 시를(詩) 지은(爲) 자는(者) 그(其) 도를 알았을 것이다!(知道乎) 그러므로(故) 사물이(物) 있으면(有) 반드시(必) 법칙이(則) 있다(有). 백성이(民之) 떳떳함을 잡고(秉彛也) 그러므로(故) 이(是) 아름다운 덕을(懿德) 좋아한다(好).

 

마음의 본체(인의예지)를 누구나 가지고 있으나 사람의 기질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고 하여 유교는 사람을 신분에 따라 차별했으나 부처님의 눈에 비친 중생은 누구나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으므로 차별이 있을 수 없었다. 악한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불성이 있으므로 언젠가는 선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이 되므로 모든 사람에게 차별을 두지 않았다. 이것이 불교가 유교, 힌두교와 다른 점이다.